● 공상처리 절차 복잡해 치료비 직접 부담
[세계일보 조사위=신종철]2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시ㆍ도 소방본부와 소방학교 24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소방공무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근무 중 한 번 이상 부상 당한 124명 중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했다’고 응답한 소방관은 80%(99명)에 달했다.
본인 부담 처리 이유는 다양했다. 27%의 소방관들이 ‘공상처리 신고절차가 복잡해서’라고 답했으며 26%의 소방관들은 ‘공상처리 신청 가능한 부상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행정평가상의 불이익 때문’이라고 응답한 소방관도 17%에 달했으며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서’(10%) 등이 뒤를 이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병원에서 디스크 판정을 받은 소방관의 경우, 디스크 부상과 소방활동의 연관성을 소방관 본인이 입증하도록 하고 있다”며 “입증도 쉽지 않을뿐더러 공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사혁신처 공무원연금급여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하는 등 여간 귀찮은 게 아니어서 큰 부상이 아니면 사비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공상처리 기준과 관련해 “사고나 재난현장에서 부상을 당하는 소방공무원에게 일반공무원들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소방관들의 공상 처리 기준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공상 처리 신청을 하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없지 않다. 실제 지난 2월 인천시의 한 소방서장이 ‘활동 중에 안전사고를 당한 자와 지휘선상 책임자는 근무평정, 성과상여금 등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의 글을 일선 소방서에 통보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치료비를 직접 부담한 소방관의 69%가 50만원 이하를 지출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50만~300만원을 직접 부담하는 소방관도 22%나 됐고 300만원 이상을 지출했다고 답한 소방관도 9%나 됐다.
● 안전장구도 자비로 구입
이번 조사에서는 소방관들이 방화장갑 등 화재진압 작전에 필수적인 개인 보호장구까지 직접 구입해 쓰는 사실도 드러났다. 소방관들은 현장활동 중에 위험을 유발하는 장비 관련 요인으로 45%가 노후화를, 30%가 수량부족을 꼽았으며, 37%의 소방관들은 자비로 안전장비 구입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방화장갑의 경우 1년에 중급품을 한번 지급받지만 쉽게 헤지는 탓에 많은 소방관들이 지급품보다 3,4배 비싼 외국 제품을 추가로 구입하고 있다”며 “방화복 안에 입는 단열내피나 마스크 등도 자비로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선 소방관들에 따르면 위험직군에 속한다는 이유로 보험료 할증을 요구받거나 아예 보험가입을 거부당하는 경우도 있다. 박남춘 의원은 “시간외수당, 안전장구, 부상 치료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온전하게 보호받길 기대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소방공무원을 위한 정책적 보험과 세밀한 공상처리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1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에서 열린 '재난 대비 긴급구조 종합훈련'을 마친 소방대원들이 장비를 들고 철수하고 있다.
“소방관을 이렇게 대접하고 두 다리 뻗고 잠을 자도 되는가.” “소방직 취업 준비중인 아들을 말려야 할 판이다.” 우울증 등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소방관이 순직자보다 많다는 보도(본보 9월 16일자 1면▶ ‘119가 보낸 SOS’)
이후 소방관들과 시민들의 제보와 울분이 잇따랐다.
현직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추적한 결과에서는 그들의 울분이 사실로 드러났다. 출동 현장에서 부상 입은 소방관 10명 중 8명은 자비로 치료를 하고 있으며, 소방관 10명 중 4명은 소방장갑을 비롯한 개인 안전장구를 제때 지급 받지 못해 개인적으로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1인당 소득 3만달러를 내다보고, 경제규모 세계 11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소방관의 현 주소다.
● 공상처리 절차 복잡해 치료비 직접 부담
2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시ㆍ도 소방본부와 소방학교 24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소방공무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근무 중 한 번 이상 부상 당한 124명 중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했다’고 응답한 소방관은 80%(99명)에 달했다.
본인 부담 처리 이유는 다양했다. 27%의 소방관들이 ‘공상처리 신고절차가 복잡해서’라고 답했으며 26%의 소방관들은 ‘공상처리 신청 가능한 부상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행정평가상의 불이익 때문’이라고 응답한 소방관도 17%에 달했으며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서’(10%) 등이 뒤를 이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병원에서 디스크 판정을 받은 소방관의 경우, 디스크 부상과 소방활동의 연관성을 소방관 본인이 입증하도록 하고 있다”며 “입증도 쉽지 않을뿐더러 공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사혁신처 공무원연금급여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하는 등 여간 귀찮은 게 아니어서 큰 부상이 아니면 사비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공상처리 기준과 관련해 “사고나 재난현장에서 부상을 당하는 소방공무원에게 일반공무원들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소방관들의 공상 처리 기준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공상 처리 신청을 하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없지 않다. 실제 지난 2월 인천시의 한 소방서장이 ‘활동 중에 안전사고를 당한 자와 지휘선상 책임자는 근무평정, 성과상여금 등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의 글을 일선 소방서에 통보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치료비를 직접 부담한 소방관의 69%가 50만원 이하를 지출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50만~300만원을 직접 부담하는 소방관도 22%나 됐고 300만원 이상을 지출했다고 답한 소방관도 9%나 됐다.
● 안전장구도 자비로 구입
이번 조사에서는 소방관들이 방화장갑 등 화재진압 작전에 필수적인 개인 보호장구까지 직접 구입해 쓰는 사실도 드러났다. 소방관들은 현장활동 중에 위험을 유발하는 장비 관련 요인으로 45%가 노후화를, 30%가 수량부족을 꼽았으며, 37%의 소방관들은 자비로 안전장비 구입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방화장갑의 경우 1년에 중급품을 한번 지급받지만 쉽게 헤지는 탓에 많은 소방관들이 지급품보다 3,4배 비싼 외국 제품을 추가로 구입하고 있다”며 “방화복 안에 입는 단열내피나 마스크 등도 자비로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선 소방관들에 따르면 위험직군에 속한다는 이유로 보험료 할증을 요구받거나 아예 보험가입을 거부당하는 경우도 있다. 박남춘 의원은 “시간외수당, 안전장구, 부상 치료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온전하게 보호받길 기대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소방공무원을 위한 정책적 보험과 세밀한 공상처리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