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2. 01:18 뉴스
양천구 중학교 부탄가스 폭발 장면 동영상으로 중계…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세계일보=조사위]부탄가스 폭발 장면 동영상으로 중계…"재밌군요" "엄청나게 큰 폭발음과 함께 학생들이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재밌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부탄가스를 하나 더 가져오는 건데…" 1일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에 이 학교를 다니던 전학생 이모(16)군이 부탄가스를 터트리고 이를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려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범행 이후 놀란 학교의 모습을 관찰하는 듯한 동영상에서는 '학생들이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다', '비명과 수군수군하는 소리가 들린다', '학생들이 뛰쳐나오고 있다', '연기가 피어오른다' 등 현장 상황을 세세히 중계하기도 했다. 이군이 평소에 과대망상증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앳된 중학생이 부탄가스통을 폭발시켰고 자신의 행동을 과시하려는 듯 범행 전후 장면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철없는 중학생이 아무도 없는 빈 교실에서 저지른 사건이지만 그 수법은 인질을 잔혹하게 처형하는 장면을 인터넷에 올리는 이슬람국가(IS)나 최근 미국에서 생방송 중인 기자들을 권총으로 살해한 장면을SNS에 올린 살인범의 행동과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군은 인터넷을 통해 접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동영상에 노출된 이후 이를 흉내 내려는 모방심리로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군이 성인도 다루기 부담스러워하는 부탄가스통을 시한폭탄 다루듯 터트린 것은 인터넷에 떠도는 여과되지 않은 테러 수법 등 유해 정보가 한몫한 것으로 추정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화하면서 사진이나 영상을 올려 자신의 행위를 과시하고 우월감이나 영웅심리를 느끼는 심리가 생겼다"면서 "특히 청소년은 가치관이 충분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나쁜 영향과 부정적 결과를 낳는지 깊게 생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이번 사건이 다른 테러 사건 등을 모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청소년은 다른 사람의 범죄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자신을 알리려는 심리가 있다"고 덧붙였다.특히 동영상을 올린 이후 '죽이려고 터뜨린 것'이라는 댓글을 직접 단 것으로 미뤄 "학교에서 인간관계에 문제를 겪었거나 집단 내에서 무시당하거나 모멸감을 느껴 보복하고 싶은 심리도 일정 부분 합쳐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범죄 행동에 대한 인정을 받고 싶어 (동영상 등으로) 기록한 것을 보면 이는 범죄심리에서 말하는 일종의 '트로피(우승컵) 심리'"라고 설명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엽기적인 동영상을 올려야 조회 수가 높아져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엽기 동영상'의 유행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런 유행이 생긴 것은 TV 등 언론의 영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총기사고처럼 충격적인 보도가 TV에 나오면 청소년들은 '저렇게 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종철s1341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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